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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청난 악필인 저는 초등학교 때부터 담임선생님에게도 이미지가 안 좋거나 혼나는 경우가 많았어요.


 반면 글씨를 잘 쓰는 학생은 예쁨 받았었던 기억이 납니다.


 어린 시절 저의 글씨를 교정해보고자 엄마는 잔소리를 많이 하셨었는데, 아무런 개선이 없었죠. ㅎㅎ


 그래서 가까이에 있는 서예학원에 가서 상담을 하셨습니다. 붓글씨와 함께 손글씨도 같이 해주실 수 


있느냐고. 뭐 수강료 준다는데, 마다하진 않으셨죠.


 오래 다니지는 않았지만 붓글씨는 워낙 섬세하고 어려운걸 감안해도 어느 정도 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손글씨는 전혀 늘지 않았습니다. 아니, 자세히 말하면 학원용 글씨체(예쁘기는 하나


속도가 너무 느리고 힘들어서 오래 쓰지 못 하는)가 새로 생기고, 예전 엉망인 글씨체는 그대로 유지가 


됐었습니다.



 내가 원해서 한 것도 아니고, 철저하게 부모님의 바람으로, 억지로 끌고가는 학원 선생님의 지도로


예쁜 글씨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냥 적당히 학원에 간 그 시간을 때우려 하는 것이 어린 


아이의 마음이었겠죠.


 일단 원해야 했고, 학원에서 연습하는 시간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연습도 계속 했어야 


했겠지만 그건 어느 정도라도 즐기는 마음이 없으면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공부건 운동이건 예술이건 본인의 의지가 있지 않으면 안 되는 겁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니, 악필 교정을 좀 해둘걸 하는 후회가 되긴 합니다. 어릴 때는 잘 쓰려고 하면 


잘 쓰는 글씨가 나왔지만 다 자란 지금은 그게 안 되거든요.


 그래도 손글씨를 쓸 일이 점점 줄어서 참 좋습니다... ㅎㅎ 이렇게 블로그도 타자로 치고...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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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한 악필인 저는 제가 봐도 제 글씨가 상당히 정신 없다는 것을 잘 알고, 가끔 제 글씨를 못 알아보기도 합니다;;


지금은 제 악필을 제가 제어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 어릴 때는 대충 쓰기와 괜찮게 쓰기가 다 가능했습니다.


 대신 대충 쓸 때가 편하고 훨씬 빨랐죠.








 

그런데 약간 산만하고 행동 자체가 느린 편이라 정해진 과제를 다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 대충 쓰기 모드로 글씨를 


쓰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결과 선생님들에게 글씨 못 쓴다는 이미지가 따라다녔던 것 같아요. 반면 잘 쓰는 학생은


예쁨을 많이 받았죠.ㅜ


성인이 되고보니, 악필 여부가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IT기기 보급이 큰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러고보니 주변 인물들이 악필인지, 글씨를 잘 쓰는 사람인지 잘 모르겠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90년대 초,중반에는 전봇대나 벽에 전단 광고가 붙어있고, 신문 광고로도 악필 교정학원들을 볼수 있었는데..ㅎ


아마도 당시에는 사회인들도 글씨를 잘 쓰면 뭔가 훨씬 좋은 문화가 있었겠다 싶어요.


지금은 악필이어도 별 문제 없는 것 같아요.. (그렇다고 악필인게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반면 컴퓨터 타자를 못 치면


더 문제겠죠. 


새삼 세상 참 많이 변했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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