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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을 원래 많이 다니지 않는 편인데다 서울에 살다보니 전라도, 경상도 쪽으로 이동하는 것에는 부담이 있는 편이었습니다. 워낙 거리가 머니까요.

 목포는 그래서 처음 가본 곳이었습니다. 그래도 KTX가 다녀서 교통에서 부담이 덜 했었던 것이 가게된 이유 중 하나였습니다. 주로 바다가 보이는 곳을 가려는 경향이 있는데, 교통이 불편하지 않고, 사람이 너무 붐비지 않는 곳이라는 점에서 갈 이유는 충분했습니다. 

 가보니 역 주변에 예전 일본식 건물들이 많이 남아있고, 그것을 보존해서 사용하는 점 때문에 참 이색적인 느낌이었습니다. 

 고층건물도 많이 없어서 역사박물관에 있는 오래전 일제강점기 시내 모습이 어느 정도 그려지는 점이 색다른 경험이었습니다. 아픈 역사지만, 한편으로 그것도 역사의 한 부분이니, 그대로 보전하자는 주장을 들은지 얼마 안 된 상태여서 더 의미있게 다가왔습니다. 

 케이블카와 자연사 박물관 등의 시설들은 상당히 크고 좋아서 옛스러운 것과 대비되는 크고 쾌적함을 즐길 수 있었습니다. 

 

 한편, 그 동안 기차나 고속버스를 이용해서 가봤던 여행지들, 강릉, 여수, 부산, 속초등에 비해 오래된 느낌이 많아서 조금 한적하다 못해 허전한 느낌도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부터 급속히 성장해서 예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살았던 곳이었다고 하는데, 급격히 인구가 빠져나가 상대적으로 큰 공간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적어서 텅빈 것 같이 느껴져 조금 마음 아픈 면들도 있었습니다. 문 닫은 가게의 간판들, 2,3층짜리 병원 건물이 통째로 방치된 모습은 번성했던 시기가 지났음을 보여주는 쓸쓸한 모습이었습니다. 

 

 큰 호텔과 화려한 조명이 즐비했던 여수와는 많이 다른 분위기였습니다.

 

 신시가지 느낌의 상가에도 사람이 별로 없었고요. 겨울에 가서 더 그랬을까요?

 

 붐비는 서울에서 사람들에, 차에 끼여서 사는 것 같다가 한적한 오래된 거리를 걸으면서 느끼는 여유는 기억에 남는 좋은 경험이었지만, 오래된 간판, 문 닫은 가게들을 보는 것은 한편 아쉽고, 쓰리기도 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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