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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예전에 다단계 활동 하는 사람들의 특성을 정리해서 올린 글이 있습니다. 

오늘은 정리하지 않고, 당시의 상황을 이야기 형식으로 써보려 합니다.

 

 전 군복무를 간부로 했었기 때문에 핸드폰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었고, 주말에 외출로 집에 다녀오는 경우가 매우 흔했습니다.

 저보다 1년 이상 차이 나는 군대 선배가 연락을 해왔었습니다. 

 얼굴은 아는 사이이고, 얼굴 아는 사이 중에서는 그나마 좀 반갑게 인사하는 정도였지만, 따로 연락을 하거나 보거나 하는 사이는 아니라서 의아 했었습니다.

 '야~ 너 왜 연락을 안 하냐~ 전역하면 나 안 볼거야? 같이 서울 사는데 보고 그래야지~.'

 왜 뜬금 없이 이러나 싶었는데, 그 사람은 전역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라 전역 전에 안면 있었던 동료들한테 연락하나보다 했었습니다. 주말에 서울 올라오냐, 시간 되면 보자고 하길래 그러자고 했습니다.

 따로 볼만큼 가까운 사이는 아니지만, 왜 이러냐고 거절할 명분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보기로 한 날이 일요일이었습니다. 가까이 살아서 잠깐 보는게 아니면 남자끼리 볼 때는 번화가에서 술자리를 갖는게 보통이겠죠. 조금 이상하다 싶었습니다.

  KTX를 타고 부대와 집을 왔다갔다 했었기 때문에 기차시간 생각하면 시간적 여유도 적고, 심적인 여유도 없는 날인데.. 일요일? 그런데 위치를 역삼인가? 삼성인가? 강남으로 잡는 겁니다. 이 때부터 냄새가 났습니다. 다단계인가보다.

 대놓고 물었습니다.

 '기차타고 복귀해야 하는데, 용산역 인근이나 멀지 않은 곳이 아니라 왜 강남에서 봅니까?"

 한참 뜸들이다 

 '사실 내가 기가 막힌 계획이 있는데...와서 설명 들어보라는 거였어.'

 당시에 딱 잘라 거절했습니다. 사실 다단계는 그렇게 거절하는게 정답이긴 하나, 당시엔 저도 전역 후에 하고 싶은 것이 있었기 때문에 당당하게 얘기할 이유가 있었죠.

 

 다행히 더 들러붙지는 않았습니다. 한번만 와서 얘기 들어봐라. 나한테 이럴 수 있냐. 선배에 대한 예의가 없다. 그런 말들로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겠다 생각했는데, 다행히. 그냥 물러서더군요.

 

 당연하게 그 선배는 이후에 연락을 한적이 없습니다. 다단계 특성상 사람들 데려와야 하는데, 그냥 그 대상 중 한면으로 생각한게 전부였겠죠.

 당시에 카톡 프로필 사진에 정장차림에 위스키바 같은데서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잘 나가는 사람 코스프레 사진이었을 것 같네요. 당시엔 스스로 잘 나간다고 생각했을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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